Page 38 - PhotoView eMagazine 2023.3 issue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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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경 KIM Aekyoung, 80x100cm, Pigment Print



       ‘Now’ and Here / ‘지금’ 그리고 여기


                                                       김애경

       우리 청년들의 구직난이 그 어느 때 보다도 어려운 요즘이다. 그럼에도 힘               상상의 개념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보여지는 결과에 늘 새롭다는 인
       든 일을 기피하는 것 또한 현실이다. 그런데 큰 딸아이가 그 힘들고 어렵               식이 있다.
       다는 수제 떡 만드는 일을 한다고 했을 때는 부모로서 쉽게 용인하기 어
       려운 일이었다. 어떻든 ‘지금’ 딸아이 부부는 수제 떡을 만들고 있다.                그래서 나는 그런 오브제들을 미술관에 있는듯한 예술적 조형물로 바라
        떡을 만드는 손놀림이 내 눈에는 한 마디로 예술로 보인다. 모든 재료들               보게 되었다.
       이 그의 독특한 손놀림과 손끝감각으로 요리조리 만지다 보면 어느새 예                 스튜디오 공간으로 이동하여 이것들을 쌓고, 만지고 하는 행위와 질감으
       쁘고 맛깔스러운 떡으로 탄생한다.                                     로 느끼는 지난한 시간 속에서 조형물로 표현하는 과정의 연속이었고 그
                                                              리고 미지의 공간 속에서 자유로운 행태미로 창조하고자 했다.
       떡은 딸아이 삶에 노고의 결과물이며, 더 나아가 미래의 꿈이고, 희망이
       자, 행복이다.                                               가장 소중한 시간 ‘지금’, 가장 행복한 장소 ‘여기’, 사람과 사람의 소통, 나
                                                              와 세상과 소통을 지금 함께하는 사람들과 ‘지금, 그리고 여기’에서 행복
       내가 선택한 이번 작업의 오브제들은 딸아이의 삶 자체인 떡 재료의 뭉텅                을 담다.
       이들이다. 뭉쳐있는 덩어리들이 내 마음속 깊이 특별한 의미로 들어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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