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6 - PhotoView eMagazine 2023.3 issue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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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찬 KIM Kichan : 골목안 풍경 The World of Alleys
ⓒ김기찬 KIM Kichan, 골목안 풍경 The World of Alleys
김기찬(1938-2005)의 ‘골목안 풍경’이 돌아온다. 인사동 갤러리 인덱스의 운영 주체(관장 안미숙, 디렉터 김지
연)가 바뀌면서 전시장을 새롭게 단장하고 특별전 형식으로 <골목안 풍경>전을 연다. 그의 사후 18년 만에 박물
관과 미술관이 아닌 갤러리에서 여는 최초의 김기찬 개인사진전이다. 그가 남긴 1만여 점의 사진 가운데 대표작
이라 할 골목 사진 30점을 엄선해 선보인다. 기록사진이 어떻게 예술의 지위를 얻어왔는지를 이번 전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김기찬은 골목 사람들을 위해 사진을 찍는다는 말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그에게 골목은 단지 ’고향‘이었다. 그
는 1968년부터 1990년대 말까지 소형 카메라를 둘러메고 서울역에서 염천교를 지나 중림동 골목길로 접어들
곤 했다. 그것은 고향을 찾아가는 길이었다.
“중림동은 참으로 내 마음의 고향이었다. 처음 그 골목에 들어서던 날, 왁자지껄한 골목의 분위기는 내 어린 시절
사직동 골목을 연상시켰고, 나는 곧바로 ‘내 사진의 테마는 골목안 사람들의 애환, 표제는 골목안 풍경, 이것이 내
평생의 테마다’라고 결정해 버렸다. 그리고 지금까지 이런 나의 결정을 한 번도 후회해본 일이 없다.”(김기찬 작
가노트,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