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7 - 월간사진 2019년 2월호 Monthly Photography Feb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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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이중성
오연진은 암실에서 이미지를 기울이고 겹치고 휘는 과정을 통해 이미지를 얻는다.
아날로그 프린트로 탄생한 이미지들이 상징하는 것은 역사 속에서 사진이 마주했던 변화들이다.
암실을 위한, 암실에 의한 매체실험 작업은 어떤 과정을 통해 탄생되는 것일까.
에디터 | 박이현 · 디자인 | 서바른 · 협조 | KT&G 상상마당 암실
오연진은 사진이 가진 이분법적인 이야기 - 아날로그와 디지털, 물
질과 비물질, 재현과 추상 등 -를 스펙트럼화해서 보여주는 작가
다. 언제나 중간자로 존재해왔던 사진의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그녀가 주로 사용하는 것은 ‘아날로그 프린트’다. 사진은 사진이 처
음 만들어진, 혹은 발명된 시점부터 지금까지 많은 변화를 겪어왔
다. 이러한 변화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오연진이 주로 이용
하는 것은 바로 아날로그 프린트다. 사진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중
요한 매개체 중 하나가 바로 ‘암실작업’이기 때문이다.
<Check and Stripe Prints>, 2016
네거티브 필름을 제작하다
인화에 사용할 네거티브 필름을 제작한다. 디지털프로그램으로 편
집한 기호, 디지털 드로잉, 패턴 등 다양한 이미지 소스를 OHP 필
름에 인쇄한다. 필름으로 제작할 이미지를 선별하는 기준은 ‘직관’
이다. 사진사 속 클리셰가 연상되는 관습화된 이미지(물결무늬 같
은)를 선호한다. 다음으로 젤라틴실버프린트에 적합하도록 계조와
선예도를 약간 보정한다. 프린터에 따라 빛의 투과 정도와 최소 단
위가 달라진다는 점을 감안해 프린터를 선택한다. 프린트된 OHP
필름을 35mm 필름 크기로 잘라내 네거티브 필름으로 만든다. 이
미지 소스를 얻기 위해 필름카메라로 사진을 촬영하기도 한다. 도
시 풍경, 그리고 패턴으로 만들 수 있는 이미지를 주로 찍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