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9 - 월간사진 2019년 2월호 Monthly Photography Feb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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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uble negative>, 2018 (사진: 김익현)
에필로그 : 매체실험, 수행
오연진의 작업은 한 마디로 ‘매체실험’이다. 이미지만 보면 어렵게 느껴지는 게 당연지사. 그래서 그의 작업을 흥미롭게 감상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오연진이 암실에서 하는 모든 것은 ‘실험적이고 수행적인 작업’이다. 한
번 암실에 들어가면 기본적으로 6~8시간 동안 작업을 진행한다. 수행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단색화를, 실험이라는 측면에서 보
면 1980년대 중반 우리나라에 등장한 사진(물성 실험 같은)을 연상케 한다. 인화지를 기울이고(틸트), 휘는(벤딩) 이유는 다름 아
닌 공간감/원근감을 실험하기 위해서다. 벤딩을 할 때 사용하는 도구는 그가 직접 제작하고 이름 붙인 ‘벤딩 툴’이다. 하지만 오연
진이 아날로그 작업만 하는 것은 아니다. 필름 스캔과 포토샵 같은 디지털 프로세스도 진행한다. 하지만 이보다 먼저 숙지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사진의 역사를 어느 정도 공부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오연진 사진이 가진 이분법적인 이야기를 스펙트럼화해서 보여주는 작업을 한다. 서울대학교 디자인학부 시각디자인전공을 졸업했다. 현재 한국예술종합
학교 조형예술과 전문사과정에 재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