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4 - 월간사진 2019년 3월호 Monthly Photo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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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보다 눈이 먼저



                                  지금까지 이런 비주얼은 없었다. 이것은 앨범 커버인가 사진작품인가. 최근의 앨범 커버 트렌드는 사진가와
                              음악 레이블이 크루를 이뤄 함께 활동하거나, 뮤지션들이 개인작업을 병행하는 상업사진가에게 작업을 맡기는 것이다.
                                김문독과 뇌, 이호수는 음악에 독특한 예술 세계를 입힌다. 이들의 사진을 보면 눈이 즐거워지는 것은 물론이요,
                                    앨범의 멜로디가 귓가에 들리는 것만 같다. 비트를 찢듯 사진을 찍는 그들의 작품 세계를 만나보자.
                                                             에디터 | 박이현, 김영주 · 디자인 | 전종균














































                                    Punchnello [ordinary] 앨범커버 ⓒ 이호수



                                       멜로디의 색다른 얼굴
                                       이호수

                                       앨범 커버는 사람의 얼굴과 같다. 하나의 이미지가 앨범 속 내용들        작업은 아주 초창기 시절 진행됐다. 이 앨범 속 음악을 듣다 보면 잔
                                       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면서 그에 따른 궁금증을 유발시키기 때문이          잔하고 웅장한 멜로디의 음원과 커버 디자인이 서로 상응한다는 것
                                       다. 그런 점에서 비주얼 디렉터 이호수는 사진과 그래픽디자인 등         을 알 수 있다. 그는 이 음악 속에서 서양 신화의 웅장함과 신비함을
                                       다양한 시각적 요소를 사용해 앨범 속 음악을 감상하고 싶게 만든         느꼈고, 고대에 있을 법한 문서의 느낌이 나는 앨범 커버를 만들었
                                       다. 그가 앨범의 커버 작업을 시작한 배경은 음악에 대한 애착 때문       다. 주목해 볼만한 그의 다른 작업인 펀치넬로의 EP앨범 역시 보는
                                       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 차에서 듣던 레니 크라비츠의 앨범이 그 계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앨범 속 무형의 음원들을 하나의 사
                                       기였다. 이후 그는 뮤지션을 꿈꿨다. 자신의 음악을 사람들에게 들        람이나 마네킹처럼 유형의 존재로 형상화하는 시도를 했다. 이처럼
                                       려주고 싶었던 것. 그러던 중 많은 뮤지션들이 앨범 속 음악에 비해       음악을 눈으로 볼 수 있게 도와주는 앨범 커버는 그에게 하나의 시
                                       앨범 커버의 시각적 요소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         각적 작품 활동이다. 간혹 모르는 아티스트지만 앨범 커버가 멋있
                                       다. 결국 ‘나의 앨범 커버는 내가 만든다’는 생각으로 비주얼 작업에      어서 듣고 싶은 마음이 생길 때가 있다. 음악을 선과 색, 그리고 사
                                       뛰어들었다. 시각예술을 전공하지 않았기에 처음에는 눈에 보이는          진 등으로 시각화하여 표현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이호수는 그
                                       유튜브 영상, 패션 브랜드의 룩북과 잡지 등 여러 이미지들을 가리        래픽디자인으로 시작해 현재는 사진과 영상 등 뮤지션들의 앨범을
                                       지 않고 접했다. 그의 이런 노력으로 작업된 저스트뮤직의 <2> 커버      위해 다양한 작업으로 그만의 입지와 스타일을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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