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 - 월간사진 2019년 3월호 Monthly Photo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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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비셔스(Alice Vicious) - Beautiful Creature ⓒ 김문독
달빛에 음악을 담아
김문독
과거 김문독은 낯가림과 자기혐오가 유달리 심했다. 그는 밉게만 것이 그 예다. 그렇다고 커버 사진과 음악이 따로 노는 것은 아니다.
보이는 자신의 모습을 바꿔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종종 달을 올 한 장의 커버 사진이 전체 앨범을 아우르는 느낌이다. ‘앨리스 비셔
려다보았다. 그리고 달을 향한 마음을 담아 활동명을 지었다. 달의 스’의 <Beautiful Creature>는 색감과 폰트로 레트로한 느낌을 주
‘문(Moon)’과 월월(月月)하고 우는 개의 ‘독(Dog)’, 여기에 자신의 었고, ‘네이키드’의 <Open Your World>에서는 실을 통해 그들만의
성(Kim)을 붙여 김문독이 탄생했다. 영화나 소설을 보면 달은 평범 세계와 함께 영감을 나누는 네트워크가 되고자 함을 표현했다. 또
한 사람을 늑대인간으로 변하게 하고, 현실에선 형태를 바꿔가며 한, 음악과 다른 장르 예술이 만나 탄생한 공연 ‘새소년 프로독숀’의
파도를 일렁이게 한다. 이러한 ‘달’의 성격처럼 김문독의 사진도 변 포스터 사진은 참여 아티스트 사진을 해체해서 한 사람의 형태로
화무쌍하다. 익숙한 듯 새로운 그의 사진은 보는 재미가 있다. 파격 재조합했다. 덕분에 그가 촬영한 사진은 수많은 앨범 속에서도 유
적인 ‘청춘’ 사진에 그로테스크한 표현 기법, 콜라주 형식 등을 덧입 독 눈에 띈다. 그에게 앨범 커버는 단순한 이미지가 아닌, 음악의 메
힌 모양새다. 우연히 시작된 뮤지션 커버 사진도 이와 비슷하다. 만 시지와 정체성을 담아낸 하나의 작품이다. 김문독은 “렌즈를 통해
약, 무대의상을 입은 아이돌들이 얼짱 각도로 찍은 사진을 떠올린 사람의 눈을 마주 보고, 사진 찍는 것이 여전히 신기하다.”라고 말
다면 큰 오산이다. 김문독의 작업은 틀에 박히지 않은 아름다움을 한다. 분명하게 알 수는 없지만, 음악과 사진 모두 그에게 치유의 마
보여주기 때문이다. ‘토토즐’에서나 볼 법한 복고풍의 굵직한 타이 법을 부린 것만은 확실한 듯하다. 그의 사진은 과연 어디까지 변주
포그래피를 사용하거나, 얼굴 위에 다양한 오브제와 스티치를 올린 할 수 있을까. 이를 지켜보는 것도 또 다른 묘미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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