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5 - 월간사진 2019년 2월호 Monthly Photography Feb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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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2 표현하기 힘든 얕은 심도
스마트폰은 부피가 작다. 그러니 이미지센서 사이즈를 키우는 데도 한계가 있다. 센서가
작으면 표준 화각의 기준이 되는 초점거리가 짧아지고, 이에 따라 얕은 심도를 구현하기
도 힘들어진다. 얕은 심도로 표현하는 사진의 대표적인 예는 ‘아웃포커스로 인물 뒤의 배
경을 압축시키는 기법’이 있겠다. 배경의 지저분한 요소들을 쉽게 정리할 수 있고, 결과
물 역시 화사하고 감성적으로 표현된다. 단독형 카메라를 처음 구매하는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표현법이다. 스마트폰에게 얕은 심도는 광학적으로 넘을 수 없는 산이었다. 하
지만 최근 스마트폰은 이를 프로세싱으로 해결하고 있다. V40의 경우 두 개의 카메라 모
듈이 바라보는 피사체 정보를 토대로 거리를 측정하고, 피사체를 중심으로 거리별로 차
등하여 블러 효과를 적용한다. 렌즈가 만드는 광학적인 흐림 효과와 비교하면 어딘가 부
자연스럽지만, 충분히 만족스러울만한 결과물이다. 이제 아웃포커스가 단독형 카메라의
전유물이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날 때가 된 것 같다.
초소형 이미지센서의 결과물이라고는 절대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얕은 심도다.
그러나 어딘가 모르게 부자연스럽다.
한계 3 좁은 범위의 다이내믹레인지
스마트폰은 작디작은 초소형 이미지센서에 1000만이 넘는 화소를 집어넣어야 한다. 그
러다보니 픽셀피치(픽셀 하나의 크기)가 작아질 수밖에 없다. 이 경우 픽셀은 빛 정보를
풍부하게 받아들일 수 없고, DR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과거의 스마트폰 카메라
는 역광처럼 콘트라스트가 강한 상황에서는 하이라이트나 섀도의 디테일이 심각하게 손
상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HDR 기능이 스마트폰 내에 탑
재되기 시작했다. ‘노출 부족, 표준 노출, 노출 과다’로 연속 촬영한 다음 디테일이 살아있
는 부분을 합성하는 기능이다. 탑재 초기에는 찍는 동안 카메라와 피사체가 움직이지 않
아야 한다는 전제가 따랐다. 하지만 V40를 포함한 최근 스마트폰은 프로세서와 센서의
속도가 매우 빨라진 결과로 HDR 촬영 딜레이가 거의 사라졌다. 일상에서 HDR을 사용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는 프로세싱으로 센서 크기의 한계를 극복한 사례다.
역광 상황에서 하늘과 땅의 디테일을 모두 표현해냈다.
더 이상 다이내믹레인지가 스마트폰의 한계라고 말하기 힘들어 보인다.
한계 4 저조도 상황에서의 취약함
스마트폰 카메라는 픽셀피치가 작기 때문에 광량이 부족한 환경에서 빠른 시간 내에 증
폭을 위한 빛 정보를 충분히 확보하기 힘들다. 고감도 실현이 어렵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최소한의 스펙을 유지하기 위해 무리하게 감도를 끌어올리고, 프로
세싱으로 노이즈를 무리하게 보정하면서 디테일이 심각하게 뭉갠다. 지금까지의 스마트
폰은 저조도 상황에서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그렇다면 최근의 스마트폰은 이 굴
레에서 얼마나 탈피했을까. V40에는 소니가 생산하는 ‘Exmor RS IMX 363’ 이미지센서
가 탑재되어 있다. 1/2.55인치 사이즈에 1,200만 화소로, 픽셀피치는 1.4μm이다. 최근
에 생산되는 많은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동일한 센서를 사용하고 있다. 이미지프로세싱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ISO3200 이상은 되어야 흔들리지 않는 상황에서 인공지
능 촬영모드로 사진을 찍어봤다(따라서 메타데이터는 남아있지 않다). 결과는 생각했던
것보다 우수했다. 정확히는 ‘어두운 곳에서도 디테일을 충분히 드러내며, 노이즈는 크게
어색하지 않게 자연스럽게 뭉개진 사진’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다. 일상용 스냅사진으로
는 야간에도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아직은 디테일을 뭉개는 느낌이 들기에, 한계
를 극복했다고 보기는 힘들어 보인다. 다른 스마트폰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저조도 상황에서의 촬영본. 한계를 극복했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일상 스냅사진으로는 야간에도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