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4 - 월간사진 2019년 3월호 Monthly Photo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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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 아라리오로



              간 까닭은?









               Gallery                              를 쓰고 손을 잡지만, 성격 차이 혹은 경제권 다툼 등이 발     년대 한국 현대미술을 들여다보았다. 김구림, 윤명로, 최







                                                                                          병소 등의 작가가 레이더망에 포착됐다. 이들의 공통점
                                                    생하면 언제든지 계약 해지(이혼)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언제든 깨져도 이상하지 않은 살얼음판 같은
                                                                                          작가군을 관통하는 공통의 성격이자, 아라리오갤러리의
                                                    관계다. 그런데도 왜 갤러리와 작가는 ‘빛이 나는 솔로’
                                                    대신 ‘전적으로 믿어야 하는 사이’를 원하는 것일까.         은 ‘실험적인 작업’을 한다는 것. 이는 아라리오갤러리
                                                                                          정체성이기도 하다. 별다른 기준 없이 작품을 수집하는
              작가가 화랑에게 작품의 전시, 위탁판매 등에 관한 독점적       갤러리에겐 투자와 동반성장 성격이 짙다. 전도유망한          여느 기관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인 권리를 부여하고, 화랑이 작가에게 작품 활동 및 전시에      작가에 투자함으로써 갤러리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아라리오갤러리는 작가와 전속 계약을 맺을 때 어떤 부
              필요한 사항을 지원하며, 작가와 화랑이 작품의 판매 등으       갤러리의 지원을 받은 작가가 ‘스타’가 된다는 것은 갤러       분을 고려할까. 이에 대해 주연화 디렉터는 “어떠한 작
              로 인한 이익을 배분함에 있어서 필요한 제반 사항과  당사      리의 뛰어난 안목으로 직결되기 마련이다. 반면, 작가에        가적 역량을 가졌는지, 의미 있는 작업을 하는지, 시장
              자의 권리 및 의무를 규율하여 상호 이익과 발전을 도모함       게는 갤러리에 소속된다는 것이 동기부여가 된다. 만약,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고려한다. 시장 가능성은 해외 위
              에 그 목적이 있다.                           그곳이 유명 갤러리라면 자신의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았         주로 살펴본다. 한국 시장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도 무
                                                    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 것이다. 이와 함께 작품의 질도 높      방하다. 그래서 한국에서 이미 잘 팔리고 있는지를 따져
              작가는 자신의 재능과 실력을 발휘하여 성실히 작품 활동        일 수 있다. 규모가 큰 작업을 선호하는 요즘, 아무런 도움     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고 말한다. 뒤이어 그는
              을 하여야 하고, 화랑은 작가가 작품 활동에 전념할 수 있      없이 대형 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 작가(특히 젊은 작가)는      “시장에 있는 사람 관점에서 볼 때 국제 미술계에서 충
              도록 배려하고 지원하여야 한다. 화랑은 예술 창작과 표현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이들에게 전속 계약을 통한 갤러리       분히 시장적 가치를 가질 수 있는 국내 작가들이 많다고
              에서 작가의 견해를 존중하고, 작품 활동에 부당하게 간섭       의 지원은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일 것이다. 당연히 긍정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이를 제대
              하여서는 아니 된다. 작가는 화랑의 전속적 권한을 침해하       적인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갤러리로선 지원만        로 보여주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라는 말도 덧붙였
              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되고, 화랑의 사전 동의 없이 제3     받고 작업하지 않는 작가가, 작가로선 작업에 참견하는         다. 실험적인 작업만 놓고 본다면, 국내든 해외든 개인
              자와 본 계약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계약을 체결하여서는         갤러리가 야속하지 않을까. 전속 계약에 묶여 작업을 공        컬렉터가 이러한 성격의 작업을 소화하기란 어려운 일
              아니 된다. - 미술분야 전속계약서  서식(예술경영지원센터)     개하는 것에 제약이 따르는 경우도 더러 있을 것이다.         일 것이다. 그러나 해외에는 컬렉션 기관이 많다.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활로가 있다는 뜻이다. 반면, 우리나라
                                                                                          는 기관도 적을뿐더러 기관의 컬렉션 비용도 적다. 국내
              갤러리현대와 국제갤러리, 아라리오갤러리, PKM, 학고        실험적인 작업에 주목하라                         유수 기관을 클라이언트로 두고 있는 아라리오갤러리가
              재 등은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상업화랑이다. 이들 모                                               해외로 눈길을 돌린 이유다. ‘국내 작가가 서양 작가와
              두 사진을 매체로 작업하는 작가들과 전속 계약을 맺고         ‘전속 계약’이라는 제도 중심에 ‘아라리오갤러리’가 있        동등한 가치를 갖도록 일조하겠다.’라는, 갤러리를 처음
              있다. ‘오용석, 이명호, 이윤진’은 ‘갤러리현대’, ‘구본창,   다. 아라리오갤러리는 2005년 당시 권오상, 이동욱 같       시작할 때의 마음가짐도 여기에 한몫했다.
              오형근, 정연두’는 ‘국제갤러리’, ‘박영숙, 변순철, 원성원,   은 젊은 작가들에게 작업실과 재료비를 지원하는 전속
              황규태’는 ‘아라리오갤러리’, ‘김상길, 백승우, 이정진, 임    계약을 맺어 세간을 깜짝 놀라게 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상빈’은 ‘PKM’, ‘노순택’은 ‘학고재’ 소속이다. 이외에도   많은 갤러리가 서둘러 전속 계약 제도를 구축했던 건 이
              더 많은 갤러리와 사진작가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          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2013년 아라리오갤러리는 다
              고 있을 것이다. 흔히 계약이라는 이름으로 묶인 갤러리        시 한번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젊은 작가에 머물러
              와 작가를 결혼한 부부에 비유한다. 계약서(혼인신고서)        있던 작가군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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