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8 - 월간사진 2019년 3월호 Monthly Photo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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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겹이 쌓인 기억의 해체

                                                     김선영 <Schema>
                                                     좋은 사진집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획자와 디자이너의           다. 이미지는 블록의 면과 모서리에 따라 특정 부분이
                                                     협업이 중요하다. 사진집을 통해 작품이 지닌 매력과          강조되기도 하고 굴절되기도 하는데, 이는 지극히 사람
                                                     작업 이야기를 효과적인 방식으로 끌어내야 하기 때문          의 주관적 기억과 닮아 있다. 기억은 각자의 기질과 경
                                                     이다. 그런 점에서 이 사진집은 내용물을 펼쳐보기 전         험에 따라 만들어진 프레임 안에서 쉽게 왜곡되거나 변
                                                     외형만으로도 무척이나 호기심을 자극한다. 사진집이           형된다. 따라서 기억의 블록은, 수평 혹은 수직으로 자
                                                     아니라 마치 직사각형 필통처럼 보인다. 러시아의 인형         유롭게 여러 기억들과 서로 맞물리며 쌓이거나 해체된
                                                     마트로시카처럼 겹겹이 쌓인 블록을 해체하며 봐야 하          다. 블록 하나가 단독으로 존재할 수도 있고, 여러 개가
                                                     는 점도 독특하다. <스키마(Schema)>는 나무 블록을      함께 존재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서 끊임없이 다양한
                                                     활용해 기억의 왜곡과 과장, 재구성과 소멸 등을 여러         형태로 재구성되는 기억의 모습을 표현했다. 입체 형태
                                                     겹으로 표현했다. 각각의 사진에 싸여 있는 블록은 머         의 사진작업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사진집 또한
              출판사 Piece  구성 14 layered paper blocks 7.7(w)x20x4.7(h)cm
              가격 5만원  문의 www.piecephoto.com          릿속 어딘가 저장되어 있을 법한 기억의 조각을 나타낸         입체로 제작한 것이 인상적이다.  수오 |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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